성경 상의 창조 순서와 질서 - 과학신학
과학 신학(Scientific Theology)이라는 분야는 ‘어떻게 신학의 독특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자연과학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를 해명하는 것’을 주제로 삼아서 연구하는 분야이다. 정말로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면 신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대화에는 존재론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봄으로써 기독교 신학에서 말하는 하나님이 자연과학에서 조사하는 세계를 창조하신 바로 그 하나님이라는 근본적인 신념에 기초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과학과 종교, 특히 신학과의 관계에 대하여서 이안 바버(Ian G. Barbour)는 네 가지의 대화유형으로 나누었다. 이 중에 이안 바버는 통합이론을 지지한다.
첫째, 갈등이론(Conflict Theory)으로서 2가지 모델이 있는데 ‘과학적 유물론’을 대표하는 인물은 칼 세이건(Carl Sagan),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lson),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 등이 있으며, ‘성서문자주의’를 주장하는 근본주의자나 지적 설계론을 주장하는 필립 존슨(Phillip Johnson), 마이클 베히(Michael Behe), 윌리엄 뎀스키(William A. Dembski) 등이 있다.
둘째, 독립 이론(Independence Theory)인데 신학과 과학은 서로 간섭할 수 없는 독립적 영역을 가지고 분리되어 있다는 것으로서 ‘신정통주의 신학’, ‘실존주의 신학’, ‘언어분석 철학’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 대화이론(Dialogue Theory)으로서 상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용과 방법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전제와 극한 질문’ 부분과 ‘방법론’ 및 ‘개념의 유사성’에서 겹친다고 본다.
넷째, 통합이론(Integration Theory)인데 이는 과학과 종교가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이론에는 ‘자연신학’, ‘자연의 신학’ 그리고 ‘체계적 융합’이 있다. >
존 호트(J. Haught)는 이안과 약간 다른 각도로 네 가지 관계(갈등(conflict) 관계, 대조(contrast)관계, 접촉(contact) 관계, 지지(confirmation) 관계)를 언급한다. 반면에 테드 피터스(Ted Peters)는 더 상세하게 여덟 가지로 분류하였다.
(1) 과학주의(Scientism): 과학만 인정하고 종교는 부정하는 입장으로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 칼 세이건((Carl Sagan), 자크 모노(Jacques Monod) 등이 지지한다.
(2) 과학제국주의(Scientific Imperialism): 종교적 영역은 과학 안에 포함되어 설명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서 폴데이비스(Paul Davies),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lson)등이 주장한다.
(3) 교회 권위주의(Ecclesiastical Authoritarianism): 과학을 신학의 시녀로 보는 태도이며, 교회의 권위가 모든 과학적 이론에 앞선다는 과거 가톨릭의 입장이다.
(4) 과학적 창조주의(Scientific Creationism): 과학제국주의와 상반되는 입장인데, 성경의 창조론으로 자연과 세계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근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성서 권위주의’라고 할 수 있다.
(5) 두 언어이론(The Two-Language Theory): 두 영역을 별개의 영역으로 서로 인정하고 서로 간섭이나 접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정통주의의 거장인 바르트나 실존주의의 대변자인 불트만이 이런 견해라고 볼 수 있다.
(6) 가설적 공명(Hypothetical Consonance): 종교와 과학 사이에 대화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상대가 추구하는 진리성을 인정하며 그 진리성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강한 공명(일치와 조화)를 추구하지만 아직은 약한 공명(공통 영역)을 시도하는 노력으로 과학의 입장에서 시도하는 초월적 실재에 대한 물음이나 신에 대한 과학적 물음을 이런 의미로 이해한다. 맥멀린, 벤첼 반 호이스텐, 판넨베르그, 토렌스, 아서 피콕, 폴킹혼, 로버트 존 러셀, 필립 헤프너, 낸시 머피, 필립 클레이튼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본다.
(7) 윤리적 중첩(Ethical Overlap): 둘 사이에 윤리적인 접근 하에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적인 문제인 생태학적인 사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본다.
(8) 뉴에이지 영성(New Age Spirituality): 거의 모든 이론이나 입장을 비판 없이 모두 수용 통합함으로서 근대적 이원론을 극복하자는 시도이다. 힌두 신비주의를 물리이론과 결합하는 프리초프 카프라(Fritjof Capra)와 데이빗 붐(David Bohm)이 이에 해당한다. 테드 피터스는 가설적 공명을 가정 적합한 대안으로 생각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분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신학과 과학을 함께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 다양성을 구분할 정도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런 관계성은 18세기에 등장한 ‘자연신학’(신에 관한 인식을 예수 그리스도에 직접 의존하지 않고, 인간 이성(理性)의 능력만으로 탐구하려고 하는 그리스도교 신학의 한 부문.)이 ‘자연 질서를 합리적으로 연구’함으로서 기독교 신앙을 수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오히려 신학의 계시를 희생시켰기 때문에 과학신학은 ‘신적 계시를 그 기초’로 삼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과학과 기독교 신학의 대화에서 매개 수단으로 환영 받고 있는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의 ‘과정사상’(과정 철학에서는 만물의 근본 질서, 곧 실재의 근본 성질은 존재 또는 실체가 아니라 과정이라 하며, 불변하는 실체나 기계적 ·자존적 개체보다는 사건, 형성, 그리고 유기적 관계성이 실제로는 더욱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양태라고 주장한다)에 기초하여, 찰스 핫숀(Charles Hartshome)이 신학적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전통적 기독교 신학의 접근법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기 때문에 과학신학은 자연을 하나님의 피조물로 해석하는 기독교 전통과 일치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과학신학의 신학적인 견해는 자연과학에 대하여 진화론적이 아니라 창조론적으로 이해하는 근본주의 신학이나 개혁 혹은 보수적인 신학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신학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에서는 ‘실재는 선험적이 아니라 실재와 대면한 결과인 후험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과학적 신학의 네 가지 근본적인 특징은 (1) 존재하는 실재에 대한 일관된 반응의 형식을 띤다. (2) 후험적 학문분과다. (3) 대상의 독특한 성격에 주의를 기울인다. (4) 실재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학이 ‘과학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기 위한 세 가지 ‘최소 조건’인 ① 신념을 진리를 주장하는 명제로 진술 가능성. ② 모든 명제는 실재의 한 측면일 것. ③ 비판적 원리에 비추어 시험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신학이 신학의 계시의 보호 아래서 자리를 잡기 위한 근거는 매우 열약한 것이다. 즉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19:1)라는 구절 등의 제한적인 말씀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학과의 접촉이나 대화 및 공명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주로 물리학이나 생물학 혹은 지질학 등, 이미 존재하는 자연에 관한 연구를 하는 분야의 학자들이었다. 그러나 성경상의 창조에 대한 방법론적인 이해와 접근을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학문분야인 예술이나 컴퓨터과학 등의 방법론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은 『성경적 세계관: 성경대로 생각하기』(서성환 지음, CLC[기독교문서선교회] 출간)을 참조하기 바란다. 저서 정보 http://www.clcbook.com/?c=8/9&mod=shop&cat=3&p=1&sort=gid&orderby=asc&recnum=20&uid=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