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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성경 상의 창조 순서와 질서

③ 창조과학과 과학신학의 위치

‘창조사적 성경신학’은 ‘창조과학’처럼 단순히 진화론적 과학주의에 대응하여 ‘성경의 창조론을 옹호하기 위하여 과학적인 증거를 찾는 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내증(內證)으로서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이해와 창조의 목적 및 과정 등을 밝힘’으로서 ‘성경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조과학’은 ‘창조사적 성경신학’의 성경 외적인 증명을 위한 증거로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며, 반면에 ‘창조사적 성경신학’이 ‘창조과학’의 ‘성경적인 이론’을 제공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신학’은 ‘신학’과 ‘자연과학’의 징검다리를 놓기 위한 근거로서 하나님이 주신 두 가지의 계시로 ‘자연과 성경’을 인정하면서, ‘과학신학’이 계시적 기초에 의존한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과학적인 학문 방법에 기초한 후험적인 방법을 신학의 학문적 방법으로 이용하려고 함으로써 신학적인 방법보다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과학신학’은 성경 외적인 방법인 자연과학적인 학문의 방법론으로 성경의 내용을 증명하려고 하지만, ‘창조사적 성경신학’은 성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한 신학적인 방법으로서 성경전체의 대주제가 ‘하나님이 창조하시는 세계’임을 밝히는 것이므로 ‘과학신학’의 ‘신학적 접근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조과학’과 ‘과학신학’의 공통점은 과학적인 지식이나 방법으로서 성경 상에서 언급하는 내용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창조과학은 ‘현재의 과학적인 발견이나 지식’이 성경에서 언급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하고, 과학신학은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다.

‘창조과학’이나 ‘과학신학’에서 추구하는 바가 하나님께서 ‘성경과 자연’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고 계신다고 생각하여 ‘자연을 탐구하거나,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함으로서 그 가운데서 하나님을 발견하기를 바라지만, ‘자연’은 ‘성경’에 언급된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자연’을 탐구하고 연구함으로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그 창조물의 원리’를 발견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을 발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도 하나님의 본질이나 속성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한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인간에게 알리기 위하여 인간의 언어로 표현된 기록인 것이다.

이는 마치 한 예술 작품을 통하여 ‘어떤 주제에 대한 예술가의 의도와 사상’는 파악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예술가의 본질이나 전 생애’를 알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인간을 중심한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고, ‘자연’을 통하여 ‘하나님의 창조의 솜씨와 그 피조물의 운행 원리를 찾아낼 수 있을 뿐’이지 하나님의 온전하신 속성이나 성품에 대하여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학적인 지식으로 발견한 자연의 생성 및 소멸에 대한 원리나 자연을 탐구하는 방법론을 하나님의 세계를 이해하는 원칙이나 성경 해석의 원리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지식과 체계는 보이는 세계에 대한 것일 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에 대한 지식과 이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일 창조과학자들이 추구하고 있는 바가 자연과학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내용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 진화론적인 사상을 기본으로 한 자연과학자들이 기독교의 진리를 공격하는 것과 동일한 오류에 빠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즉 변화하는 과학적인 지식에 기초하여 성경의 진리를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만일 그 과학적인 지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 성경말씀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중세교회가 과학적인 지식으로 생각한 천동설이 성경을 지지하는 과학적인 진리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천동설이 비과학적인 사실로 밝혀질 때에 기독교가 타격을 받게 된 역사를 교훈 삶아야 하는 것이다. 땅에 서서 보면 평평한 것 같은 지구가 우주 공간에서 보면 둥글게 보이고, 지구에서 바라보면 떠오르고 지는 것 같은 태양이 은하계에서 측정하면 태양을 도는 지구를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진리는 변하는 것이 아니지만 과학은 바라보는 사람의 환경이나 이해하는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처럼 관찰을 통한 지식은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나 사고력에 따라 달라지게 되어서, 지금까지 진리라고 생각했던 법칙이 ‘위기’(crisis)를 맞이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은 어떤 일반 과학(normal science)적 이론도 상대적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상황이 달라질 때에는 새로운 과학 이론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과학적 이론은 “축적(蓄積) 과정”을 통해서 체계화되는 일반적인 과학적 과정의 성질(the nature of scientific progress)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혁명적 과정”(Progress through Revolutions)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토마스 쿤(Thomas Kuhn)이 쓴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1962)라는 책에서 “패러다임의 전이”(paradigm shift)를 통한 과학 이론의 변화를 주장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어떤 과학적인 결론은 사람이 ‘그 시기에 세상의 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일시적인 이해’일 뿐 완전히 밝혀진 절대 진리를 언급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보이는 물질세계의 동일한 시스템 속에서도 패러다임의 전이가 일어나는데 하물며 불연속적이며 차원이 다른 세계인 영적인 세계에서의 진리나 원리를 ‘물질세계에 속한 인간의 사고’로 유추하거나 연구함으로서 이해하거나 증명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확인되지 않은 영적인 세계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과학이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중의 보이는 세계’에 대한 ‘질서를 알아가는 원리 중에 가장 잘 알려진 한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분은 『성경적 세계관: 성경대로 생각하기』(서성환 지음, CLC[기독교문서선교회] 출간)을 참조하기 바란다.

저서 정보> http://www.clcbook.com/?c=8/9&mod=shop&cat=3&p=1&sort=gid&orderby=asc&recnum=20&uid=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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