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재 활용 명단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일년에 한번 정한 때에는 어떤 쓰레기든지 집 앞에 내어 놓으면 수거해 간다. 하지만 이 때도 안 가져 가는 것이 각종 가스통들 그리고 자동차의 밧데리와 타이어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재활용 산업으로 자연 환경과 실리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하는 길이 개척되었는데, 한국의 자원 재 활용은 최고로 발전되어 이미 여러 나라들에게 벤치 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 보호와 재 활용을 가르치는 “캐니 빌리지”라는 환경 전시관도 있고, ‘자원 재활용 기술개발 사업단’ 이라는 조직까지 만들어서 종류별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무엇보다 귀한 자원이 바로 <사람> 이다. 그러나 성경상에 있는 여러 귀한 인물들 가운데서도 버려졌을 만한 사람들이 즐비하다. 시저를 배신한 심복 부루터스처럼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야 말로 폐기 처분할 만한 대상이 아닌가. 또한 형의 장자권을 속여서 얻은 야곱은 어떠하며, 바울과 바나바를 두고 도망쳤던 마가 역시 출교 감이었다. 아마 그들 중에서도 폐 타이어 같은 이는 “요나”가 아니겠나 싶다. 하나님의 뜻을 알만했던 요나는 그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도망쳤으며, 나중에 니느웨 백성들이 회개하자 오히려 화를 낸다. 자신의 사역의 열매를 보고 분노하여 죽고 싶다고 하나님께 달려드는 자를 달래시느라 박넝쿨,벌레,뜨거운 동풍으로 시청각 교육까지 하시는 하나님은 바로 신약의 사랑의 예수님의 모습이다. 말하자면 요나는 선원들이 쓰레기로 분류하여 바다에 수장시킨 자를 하나님이 꺼 내셔서 재 활용하신 대표적인 인물이다.
나의 선친께서 우리 형제들이 어릴 적에 식탁에 떨어진 밥 한톨을 집으면서 이 것이 우리 입에 들어 가기 전의 농부들의 수고와 엄마의 애씀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밥 한알도 쓰레기가 되지 않게 하라는 교훈을 주셨다. 나는 성장하면서 떨어진 이삭 줍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신앙 생활을 중단 하거나 미지근 한 성도를 일깨우는 이른바 <이삭 줍기> 야 말로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이며 하나님의 재활용의 뜻을 따르는 일이라 생각되어 졌다. 물고기 배 속에 들어간 요나가 "나는 감사하는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나의 서원을 주께 갚겠나이다 구원은 여호와께 속하였나이다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 물고기에게 말씀하시매 요나를 육지에 토하니라" (욘2:9-10) 재활용을 결정하신 하나님은 "여호와의 말씀이 두 번째로 요나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내가 네게 명한 바를 그들에게 선포하라 하신지라" (욘3;1-2) 사지에서 돌아온 선지자의 외침에 능력이 있어 대부분의 니느웨 시민이 회개한 것을 보라. 이 것이 바로 떨어진 이삭을 재활용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며 그 이유가 아니겠는가.
수제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했을 때와 같은 경우라면, 다른 어떤 선생이 그 배신에 대하여 묻지도 않고 격려와 함께 사랑만을 확인하겠는가. 베드로의 반응은 요나 그 이상이었으니 재활용의 기회를 주신 선생님의 길을 충성을 다하여 따른 것이다. 생각컨데 하나님의 울타리를 넘어 도주했던 요나와 마가를 다시 쓰셨던 하나님으로선 어떤 이가 재 활용 대상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폐타이어 란에 적힐 뻔하다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가까스로 재활용 명단에 올라 와서 보니 이런 횡재 같은 은혜에 감읍할 따름이다. 재활용 받은 자들의 열매들은 거꾸로 매달린 십자가 상의 베드로와, 요나의 외침에 이방 도시 전체가 회개한 역사를 통하여 뚜렷이 볼 수 있는 열매일 것이다.